숙박 워크숍이나 시외 출장과 월경이 겹치면 짐 쌀 생각에 골치가 아팠다. 갈아입을 옷, 세면도구, 노트북, 몇 가지 자료만으로도 배낭 하나가 거뜬히 채워지는데 일회용 생리대까지 챙겨야 한다니. 그래도 집으로 돌아갈 쯤엔 가방이 비워지니 조금은 홀가분했다. 다행히 나는 콸콸콸 스타일은 아니라서 적당량을 챙기면 됐지만 함께 일했던 어떤 동료는 가방 하나가 생리대로 가득 채워지기도 했다.
월경 중에는 침대에 누울 때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불안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지 엉덩이 부분을 손으로 만져보거나 이불을 들춰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자는 동안에도 느낌이 싸하면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났고 다음날 아침 부리나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엉덩이를 넓게 감싸는 사이즈의 오버나이트 생리대가 출시되었을 때 나는 환호했고, 이전보다는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대신 화장실 휴지통은 순식간에 가득 찼다).
일하느라, 귀찮아서 생리대 교체 타이밍을 놓쳐 찝찝함을 느낄 때도 있었고, 어떤 날은 가방 속에 상비해 둔 생리대가 없는 상태로 외출했다 월경이 시작되어 패닉 상태가 되기도 했다. 미리 챙겨놓은 생리대가 없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생리대를 빌리고 다음날 생리대를 갚기도 했다. 월경을 하는 여성들에게 생리대 품앗이는 비일비재한 것이라 암묵적 연대감을 갖기도 했다.
10대 시절에는 슈퍼나 편의점에 남자 계산원이 있으면 민망함에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했다. 20대에는 숨길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닌데 뭐하는 짓인가 싶어 남자 계산원이 있더라도 꾸역꾸역 구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속이 비치지 않는 까만 봉투에 생리대를 담아 나왔다. 그리고 30대. 월경 경력 15년쯤 되니 생리대 구입의 민망함에서 조금 해방되었다.
숙박 워크숍이나 시외 출장과 월경이 겹치면 짐 쌀 생각에 골치가 아팠다. 갈아입을 옷, 세면도구, 노트북, 몇 가지 자료만으로도 배낭 하나가 거뜬히 채워지는데 일회용 생리대까지 챙겨야 한다니. 그래도 집으로 돌아갈 쯤엔 가방이 비워지니 조금은 홀가분했다. 다행히 나는 콸콸콸 스타일은 아니라서 적당량을 챙기면 됐지만 함께 일했던 어떤 동료는 가방 하나가 생리대로 가득 채워지기도 했다.
월경 중에는 침대에 누울 때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까지 불안했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바지 엉덩이 부분을 손으로 만져보거나 이불을 들춰보는 것이 흔한 일이었다. 자는 동안에도 느낌이 싸하면 자다 말고 벌떡 일어났고 다음날 아침 부리나케 확인 작업에 들어갔다. 엉덩이를 넓게 감싸는 사이즈의 오버나이트 생리대가 출시되었을 때 나는 환호했고, 이전보다는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었다(대신 화장실 휴지통은 순식간에 가득 찼다).
일하느라, 귀찮아서 생리대 교체 타이밍을 놓쳐 찝찝함을 느낄 때도 있었고, 어떤 날은 가방 속에 상비해 둔 생리대가 없는 상태로 외출했다 월경이 시작되어 패닉 상태가 되기도 했다. 미리 챙겨놓은 생리대가 없을 때는 주변 사람들에게 생리대를 빌리고 다음날 생리대를 갚기도 했다. 월경을 하는 여성들에게 생리대 품앗이는 비일비재한 것이라 암묵적 연대감을 갖기도 했다.
10대 시절에는 슈퍼나 편의점에 남자 계산원이 있으면 민망함에 생리대를 구입하지 못했다. 20대에는 숨길 일도, 부끄러워할 일도 아닌데 뭐하는 짓인가 싶어 남자 계산원이 있더라도 꾸역꾸역 구입하기 시작했다. 다만 속이 비치지 않는 까만 봉투에 생리대를 담아 나왔다. 그리고 30대. 월경 경력 15년쯤 되니 생리대 구입의 민망함에서 조금 해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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