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월간 채식, 뜻밖의 육식

육류 시즈닝을 피해 선택한 꿀꽈배기는 꿀벌이 70회에 걸쳐 모은 꿀이 들어가 있었다.


"이렇게 고기를 좋아하는데 왜 굳이 채식을 하는 거예요? ㅎㅎㅎ"

내가 육류를 좋아한다는 것, 고작 한 달에 일주일 간 하는 채식을 힘들어할 때가 있다는 것을 아는 지인으로부터 뼈 때리는 한마디를 듣고 난 뒤 내심 당황스러웠다.




어랏?? 고기육수인가 봐요.


두 번째 채식 주간이었던가? 남편과 집 근처에 있는 칼국수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부산 출신인 나는 멸치육수가 베이스인 칼국수에 워낙 익숙하여 채식 주간에 칼국수는 썩 괜찮은 메뉴 같았다. 칼국수집에 들어가 자리를 잡고 "칼국수 2개요"를 외쳤다. 주문을 먼저 한 뒤 메뉴판을 찬찬히 보니 고기육수를 쓰는 칼국수집이었다. 주문을 취소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어쩔 수 없이(?) 칼국수를 맛있게 먹고 나왔다.  

하지만 이 날 이후 채식 주간에는 가급적 가보지 않았던 음식점은 가지 않거나, 재료에 육류가 들어가는지 미리 확인 후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지인에게 이런 일화를 전하자 원치 않게 타협할 수밖에 없는 비건인들의 외식 라이프를 듣게 되었다. 음식점에서 밥을 먹게 될 경우 눈에 보이지 않는 육류 사용(육수나 다시다 같은)이나 나도 모르게 먹게 되는 육류까지는 용납하기도 한다는 것. 비건 음식점이 하나둘씩 생겨나는 분위기이긴 하지만 생활권에 비건 음식점은 보기 드물고, 비건 인구가 늘고 있다고 하지만 함께 식사를 하는 사람이 비건이 아니라면 음식점 선택이 쉽지 않을 때가 있으니 원치 않게 타협점을 찾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달 전 채식 주간에는 집에서 카레를 만들었다. 평소 내가 좋아하는 카레는 '카레의 여왕'이지만 그 제품에 들어있는 퐁포드육수가 사골이기 때문에 다른 제품을 구입했다. 집에 도착하여 야채를 썰고, 카레 포장을 뜯은 후 알게 된 것은 각종 육류소스(비프엑기스, 쇠고기분말, 닭고기조미분말)가 들어가 있다는 것이었다. 심지어 쇠고기, 닭고기가 함유되어 있다는 표시가 별도로 되어 있었다. 역시나 '어쩔 수 없지' 하며 카레를 만들어 먹었고, 실패의 채식 주간이 되었다. 그래도 이 날의 경험 때문에 채식 주간에는 제품 포장 뒷면을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


사골육수를 피하려다 소고기엑기스, 소고기분말, 닭고기분말, 굴소스를 한번에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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