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난 개미지옥
배송비 절약을 위해 지인으로부터 사이트 하나를 소개받았다. 소개받은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나의 눈은 휘둥그레졌고 궁금증에 못 이겨 여러 개의 카테고리를 넘나들며 페이지를 쉴 새 없이 넘겨댔다. 그리곤 구입할 제품 리스트를 쓰기 시작했다. 2012년 그렇게 '아이허브'를 접했다.
그 전에는 해외직구를 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아이허브에 접속하는 순간 신세계를 만난 것 같았다. 국내에 서 보기 쉽지 않은 다양한 유기농 제품을 보니 장바구니가 순식간에 채워졌다(특히나 유기농 세안제와 립밤, 스킨, 향신료 등을 그렇게 장바구니에 담아댔다).
아이허브를 알려준 지인은 아이허브를 '개미지옥'이라 했다. 그의 말대로 나는 아이허브라는 개미지옥에 빠져 한 동안 사이트를 수시로 접속했다.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호기심과 무료배송을 핑계 삼아 장바구니를 채웠고 차곡차곡 불어난 금액에 화들짝 놀라며 삭제 버튼 누르기를 반복했다. 개미는 덫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개미지옥에 빠지지만 나는 무료배송과 (필요하지 않은) 다양한 상품이 덫인 걸 알면서 아이허브에 빠졌다.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구입했던 각종 제품들은 사용을 다하지 못한 상태로 유통기한을 넘기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한 동안 아이허브에 빠져 허우적거리긴 했지만 아이허브에 대한 관심이 아주 길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아이허브라는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와 또 다른 개미지옥을 만났기 때문이다. 나의 두 번째 개미지옥은 '코스트코'였다.